현재까지 70여 점 확인…문화재청, 공개 판독회도 개최 예정
경북 울진 성류굴 안에 새겨진 글자와 내용을 모두 파악하려는 조사가 시작된다.
문화재청은 “성류굴 내부의 명문(銘文·금속이나 돌 등에 새긴 글) 숫자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전수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울진 성류굴은 수많은 문자 자료를 간직한 ‘금석문의 보고’로 여겨진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석회암 동굴인 성류굴에는 종유석, 석순, 동굴산호 등이 다양하게 발달했으며 1963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특히 2019년에는 동굴 안에서 ‘정원'(貞元)·’경진'(庚辰) 등 당나라에서 사용한 연호와 간지, 화랑과 승려로 추정되는 사람 이름 등이 새겨진 글자가 여럿 발견됐다.
이 중에는 신라 진흥왕(재위 540∼576)이 560년에 다녀갔다는 내용도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라 시대부터 고려·조선을 거쳐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남긴 명문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70여 점으로 알려졌다.
전수 조사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주관으로 약 4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내년에는 현재 알려진 명문을 모두 조사해 사진 촬영, 3차원(3D) 스캔 등을 한다. 2025년에는 내부 지표조사와 함께 수중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명문도 조사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현장 조사를 마무리한 뒤인 2026년 공개 판독회도 열 계획이다.
현장 조사, 판독회 논의 내용 등을 담은 최종 보고서는 2027년께 나온다.
문화재청은 전수조사에 앞서 이달 23일 오후 1시 경북 경주 힐튼호텔에서 ‘울진 성류굴의 명문 발견 현황과 앞으로 과제’를 주제로 한 학술 발표회를 연다.
발표회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명문 현황을 소개하고 향후 조사·연구 계획을 논의한다.
또, 진흥왕의 행차 사실 등 주요 명문을 찾아 해독했던 심현용 울진군청 학예연구사가 2019년에 명문을 발견하게 된 경위와 조사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일규 연세대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성류굴은 긴 세월에 걸쳐 옛사람들이 남긴 삶의 흔적을 담아내고 있는 유적”이라며 “향후 새로운 명문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용구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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