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70여 점 확인…문화재청, 공개 판독회도 개최 예정

▲경북 울진 성류굴<I T N>

경북 울진 성류굴 안에 새겨진 글자와 내용을 모두 파악하려는 조사가 시작된다.

문화재청은 “성류굴 내부의 명문(銘文·금속이나 돌 등에 새긴 글) 숫자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전수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울진 성류굴은 수많은 문자 자료를 간직한 ‘금석문의 보고’로 여겨진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석회암 동굴인 성류굴에는 종유석, 석순, 동굴산호 등이 다양하게 발달했으며 1963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울진 성류굴에서 확인된 명문<I T N>

특히 2019년에는 동굴 안에서 ‘정원'(貞元)·’경진'(庚辰) 등 당나라에서 사용한 연호와 간지, 화랑과 승려로 추정되는 사람 이름 등이 새겨진 글자가 여럿 발견됐다.

이 중에는 신라 진흥왕(재위 540∼576)이 560년에 다녀갔다는 내용도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라 시대부터 고려·조선을 거쳐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남긴 명문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70여 점으로 알려졌다.

전수 조사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주관으로 약 4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내년에는 현재 알려진 명문을 모두 조사해 사진 촬영, 3차원(3D) 스캔 등을 한다. 2025년에는 내부 지표조사와 함께 수중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명문도 조사할 계획이다.

▲울진 성류굴에 새겨진 ‘신유년'<I T N>

연구소는 현장 조사를 마무리한 뒤인 2026년 공개 판독회도 열 계획이다.

현장 조사, 판독회 논의 내용 등을 담은 최종 보고서는 2027년께 나온다.

문화재청은 전수조사에 앞서 이달 23일 오후 1시 경북 경주 힐튼호텔에서 ‘울진 성류굴의 명문 발견 현황과 앞으로 과제’를 주제로 한 학술 발표회를 연다.

발표회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명문 현황을 소개하고 향후 조사·연구 계획을 논의한다.

또, 진흥왕의 행차 사실 등 주요 명문을 찾아 해독했던 심현용 울진군청 학예연구사가 2019년에 명문을 발견하게 된 경위와 조사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일규 연세대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성류굴은 긴 세월에 걸쳐 옛사람들이 남긴 삶의 흔적을 담아내고 있는 유적”이라며 “향후 새로운 명문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용구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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