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위협 대응력’도 고려…군 출신 김용현 경호처장·이종섭 전 국방장관 거론
윤 대통령은 신임 1차장에 홍장원 전 영국 공사를 임명해 당분간 원장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국정원 2차장에는 황원진 전 북한정보국장이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프랑스 순방에서 돌아온 26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한 국정원 수뇌부를 전격 교체하면서 후임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윤 대통령은 신임 1차장에 홍장원 전 영국 공사를 임명해 당분간 원장 직무대행 역할을 맡기고 신임 2차장에 황원진 전 북한정보국장을 임명했지만, 국정원장 후임은 일단 공석으로 뒀다.
이번 인사가 국정원의 잇단 인사 파동 등 조직 갈등과 불안정의 책임을 묻는 경질성으로 해석되는 만큼, 차기 국정원장 자리에는 국정원의 기강 해이를 다잡고 조직을 최대한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는 인물이 최우선 고려될 것이라는 점이 정치권과 정보 당국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새 국정원장에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빈틈없고 강력한 ‘조직 장악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이전에도 좌우 정권 교체기마다 조직이 크게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번처럼 인사 갈등이 외부로 표면화된 적은 없었다.
특히 북한의 위협과 중국, 러시아의 팽창적 외교 기조로 인해 역내 안보 불안이 커지는 현 상황에서 국가 최고정보기관의 기강 해이와 파행적 행태는 국가 안보 전체를 흔들리게 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차기 국정원장 인선에도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북 대응 역량도 새 국정원장 발탁에 주요 기준으로 꼽힌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 갈수록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만큼 한미일 공조와 한반도 정세 관리를 위해 국정원 대북 정보 역량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 북한의 대남 정보 및 첩보 활동에 대한 대응력 역시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임기 초에 세웠던 한미 정보 협력 강화라는 목적은 이제 달성이 됐다고 보고,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 정보 수집·분석 등 정보기관에 필요한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 1기 국정원장이 한미 정보 동맹의 협력 복원에 초점을 뒀다면, 2기 국정원장은 북한 핵실험과 정찰위성 발사 등 점점 고도화하는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런 점에서 김용현 경호처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군 출신 인사들이 후임 국정원장으로 거론된다. 강력한 조직 장악력과 대북 도발 저지력을 고려하면 정통 군 출신 인사가 최적이라는 점에서다.
김 처장의 경우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라는 점도 야당이 정치 쟁점화 할 수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한 김관진 전 장관이 이런 면에서 가장 적임이라는 평이 많지만, 2012년 ‘정치 댓글’ 사건의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외교통상부 2차관 등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성한 전 안보실장 등도 거론되지만, 교체된 김규현 전 국정원장이 외교 라인 출신이란 점에서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천 이사장의 경우 이미 현 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 요직을 여러 차례 제안받았으나 후배들에게 기회를 줄 때라며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의 박지원 전 국정원장 사례처럼 정치인 출신을 국정원장에 기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윤 대통령이 정보기관 수장으로 정치인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정원 내부에서 후임자를 물색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검사 출신인 김남우 국정원 기조실장이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영국·프랑스 방문차 출국하기 전부터 국정원 수뇌부 교체를 구상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실은 후임 국정원장 인선 절차에 즉각 착수했다. 국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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