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박 가중… 가자 북부처럼 전면공세 어려워
네타냐후 “신와르 제거”…정치생명 연장 돌파구
남부 가자 지구 전면 공세에 나선 이스라엘군의 최우선 목표는 가자지구내 하마스 최고위 인사인 야히야 신와르 제거다.
하마스를 신속하게 해체하는 데 수뇌부 제거가 필수라는 군사적, 안보적 이유도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기사회생을 위한 정치적 이유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를 완전히 장악한 이스라엘군과 정보당국은 현재까지 하마스 무장대원 수백명을 사로잡아 신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일시 휴전이 끝나자마자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공세를 서두른 배경에는 이 과정에서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지도부를 색출하는데 충분한 정보를 얻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다음 단계’ 전략에 밝은 당국자들도 새 정보를 활용,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0월 27일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개시한 이스라엘군은 최대도시인 가자시티를 비롯한 북부 거의 전역을 점령하고 하마스 주요 군사시설 상당수를 파괴했지만, 핵심 지도부는 잡지 못했다.
현재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최고위급 인사들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가자지구 남부 주요도시 칸유니스 아래 땅굴에 몸을 숨긴 채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지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도부 제거에 더욱 집중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남부에서는 북부에서처럼 전면적인 군사작전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월 9일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한 이스라엘은 표적 공습으로 하마스 군사시설과 주요 목표물을 제거한 뒤 지상군을 진입시켜 주요 거점을 장악하는 전술을 썼으나 이 과정에서 엄청난 규모의 민간인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하마스 시설 상당수가 주거지나 병원 등에 숨겨져 있었던 까닭이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최소 1만5200명이 사망했고, 이중 대다수가 여성과 미성년자라고 밝혔다.
이런 결과에 경악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등을 돌렸고, 가장 중요한 우방인 미국조차 무고한 민간인의 죽음을 최소화하라며 이스라엘에 연일 압력을 가하고 있다.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지도부 제거에 성공하느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생존과도 직결돼 있을 수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보좌진에게 ‘신와르를 제거하라고 군을 독려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일단 신와르를 제거하면 하마스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을 멈출 수 있다고 본다고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기습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과 더불어 2007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는 걸 용인함으로써 오늘날의 사태를 자초했다는 원죄론까지 겹치면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
전쟁 지도자이면서도 이례적으로 낮은 30%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가 이끄는 리쿠드당의 지지율도 하락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와르 제거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생명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네타냐후의 전기를 펴낸 현지 일간 하레츠의 칼럼니스트 안셸 페퍼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주요 인사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면 네타냐후가 자신의 공적을 챙기려고 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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