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중해 바닷물 끌어와 땅굴에
가자지구 식수와 토양 오염 가능성 우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지중해에서 바닷물을 끌어오기 위해 5대의 펌프를 설치한 데 이어 2대의 펌프를 추가 설치해 최근 침수 작전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땅굴 작전은 기밀사항이라며 침수 작전 개시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각 펌프는 시간당 수천㎥의 바닷물을 끌어올 수 있다. 이를 통해 몇 주 내로 하마스의 땅굴을 물에 잠기게 하겠다는 것이 이스라엘군의 전략이다. 땅굴이 물에 잠기면 하마스 대원과 인질들이 지상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땅굴의 구조가 불확실한데다 수도가 오염될 경우 식수 부족에 시달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 일각에선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땅굴에 바닷물을 침수시키는 작전은 2015년 이집트가 라파 국경에 설치된 밀수꾼의 땅굴을 파괴하기 위해 썼던 방식이다. 당시 이집트와 가자지구 농부들은 농작물이 모조리 말라죽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세력을 소탕하려면 땅굴부터 완전히 파괴해야 한다”며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땅굴이 하마스의 핵심 근거지이며, 이곳에 이스라엘 인질 상당수가 억류돼 있을 것이라고 추정해 왔다.
이스라엘은 아직 하마스 땅굴 대부분을 파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땅굴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이스라엘군이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데다 수많은 폭발 장치가 설치돼 있어 군인들을 보내기 꺼렸기 때문이다.
WSJ은 “땅굴은 하마스의 군사 능력을 파괴하려는 이스라엘군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며 “지상에서의 전투보다 땅굴이 더 큰 장애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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