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개 명품 브랜드 ‘큰손’…시장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
쿠팡이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럭셔리 기업 파페치(Farfetch)를 인수하면서 국내 명품시장 내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전 세계 1400개 명품 브랜드를 일거에 확보하면서 그간 명품 시장을 거머쥔 백화점과의 대결 구도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명품 수요가 높은 국내에서 쿠팡의 로켓배송 역량이 파페치와 결합하면 백화점의 핵심 경쟁자로 급부상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쿠팡 모회사 쿠팡Inc가 전날 전격 인수한 명품 패션 플랫폼 파페치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로켓배송 서비스가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로켓배송은 주문 다음 날 상품이 배송되는 쿠팡의 대표 서비스다. 무료 배송·반품도 가능해 쿠팡 물류 시스템의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이 서비스가 파페치에 이식된다면 소비자들은 집에서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오프라인 시장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명품을 다음 날 받아볼 수 있게 된다.
로켓배송과 파페치의 결합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국내 유통 채널은 백화점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백화점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뒤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명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세계에서 제일가는 명품 소비율을 보이고 있는 점도 지각 변동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월 모건스탠리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작년에만 168억달러(약 20조9000억원)에 달하는 명품을 구입하면서 1인당 명품 소비 1위 국가에 올랐다.
1인당 구매 금액이 미국은 물론 명품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로 알려진 중국보다 많았다. 쿠팡 측이 인수 당일 “1인당 개인 명품 지출이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뽑히는 한국의 명품 시장에 파페치의 가치를 선보이게 됐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이유다.
쿠팡은 이번 파페치 인수가 단순 백화점과 경쟁 구도를 떠나 K패션 수출이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페퍼치를 통해 판매되는 한국 브랜드는 우영미, 송지오, 로우클래식, 김해김, 고앤제이 등 10여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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