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주의 노선 주장해 온 털시 개버드 전 하원과 회동
대통령 시절 “동맹국·협력국에 보호비 받아야” 늘 주장
재선 땐 국방부 고위직 전원을 충성파로 교체할 계획
전 미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측근 여러 명이 미국의 고립주의 대외 정책 노선을 강력히 주장해온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과 회동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트럼프가 개버드 전 의원을 만나는 이유가 대통령 재임 시절 국방부 장관과 당국자들이 자신의 대외 정책에 반대하고 나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통령 시절 트럼프는 해외 주둔 미군을 철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탈퇴를 위협했으며 동맹국을 불신하고 미국의 적으로 간주되는 각국 독재자들을 칭찬했었다. 이로 인해 공화당의 기존 세력과 대외정책을 두고 자주 충돌했다.
특히 국방부 장관 및 국가안보보좌관들을 자주 교체했으며 이들로부터 트럼프의 접근 방식과 괴팍함 때문에 대외정책에서 무능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개버드 전 의원은 2012년 민주당 소속으로 하와이에서 하원의원에 당선해 4선을 지내고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뒤 의원직을 그만뒀으며 2022년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보수정치행동회의에 참가하는 등 공화당 행사에 자주 등장하면서 공화당 극우 세력의 대표주자가 됐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및 대외 군사 개입에 강력히 반대해온 개버드는 공개적으로 트럼프의 고립주의 노선을 지지해왔다.
트럼프는 지난해 최소 한 차례 이상 개버드와 비공개 회동했다. 트럼프 참모들은 예비역 육군으로 트럼프의 군사정책을 지지하는 개버드가 대선에서 중립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 트럼프 참모는 트럼프가 재선되면 국방부 당국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100% 따르는 사람을 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직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가 국방부의 획득 예산 책정에 개입하지 못하면서 대기업들이 국방부 예산을 바닥내는 것을 방치하는 것에 자주 분통을 터트렸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가 직접 어떤 무기를 구매하고 폐기할 지에 직접 관여하길 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주방위군을 시위 진압에 동원하려 했으나 국방부의 반대로 실패한 일도 있다.
또다른 당국자는 트럼프가 당선할 경우 오랜 동맹관계를 뒤집을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 시절 한국과 독일 주둔 미군과 아프리카 주둔 미군 및 공관 철수를 거듭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가 미군이 주둔하는 동맹국 및 협력국으로부터 보호비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참모인 데이비드 어반은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트럼프가 나토를 한층 더 압박하고 “대외 개입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튼은 트럼프가 “국방부에 말이 먹히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국방부가 조직적으로 저항한 것이 아니다. 그의 정책이 잘못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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