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수술 건수 30~50% 줄여
교수 번아웃 이후 해결책 없어
이대로가다간 환자 생명 위태
의대 증원에 반대해 병원을 비운 전공의들이 90%에 육박하면서 수술과 진료 차질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20년 총파업 당시와 달리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인력도 병원을 떠나가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환자들의 생명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은 전체 수술을 30~50%까지 줄이고 진료과별로 환자의 응급·중증도 등을 고려해 입원·수술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수술 건수를 절반 이상,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각각 30%가량 줄였다. 삼성서울병원은 40% 이상의 수술이 뒤로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병원도 수술을 미루고 신규 입원과 진료 예약을 대폭 줄여 나가고 있다.
병원들은 대부분의 병원은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이 제한적인 만큼 응급·위급한 수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전공의를 대신해 교수와 전임의 등을 배치하고 있다.
서울과 지방 간 의료 격차와 서울 대형병원 선호 현상 등으로 인한 환자 쏠림은 여전한데 전공의 대거 이탈로 병원 내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의료 차질과 환자 불편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들이 일하는 수련병원은 전공의 중심의 인력 구조이다보니 전공의들이 없으면 수술이 연기되고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A 교수는 “정부는 의대증원 방침이 확고하고 전공의들은 의대정원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자고 요구해 입장의 간극이 커 전공의들의 복귀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빅5′(서울의 5대 대형병원)병원에서 전공의가 40% 가까이 차지하는데, 교수들에게 번아웃이 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의 이번 사직에는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인력도 참여해 의료 공백이 더 크다. 2020년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확대와 등에 반발한 총파업 당시에는 필수 인력은 의료 현장에 남았었다.
또 다른 대형병원 교수는 “다음주까진 교수들이 당직을 서면서 어떻게든 버텨보겠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문제는 이렇게 가다보면 숨지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이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사망자가 5~10% 정도 늘면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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