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냄새, pH농도, 요비중, 요단백, 포도당·적혈구 수치
소변은 다양한 건강 이상을 알아차릴 수 있게 돕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소변검사는 손쉽고 매우 간단한 검사방법으로 우리 몸속 여러 장기를 통해 노폐물이 걸러져 배설되는 소변을 분석하여 여러 가지 다양한 질병 여부를 확인하는 기초 검사다.
소변검사는 일반검사와 특수검사로 나누게 되는데, 각각 물리학적 검사, 화학적 검사, 그리고 현미경적 검사를 통해서 소변을 분석하게 된다. 소변의 색은 대개 건강한 사람의 경우 맑은 황갈색에 가깝다. 그러나 방광염, 탈수 등 건강에 이상이 있다면 소변의 색이나 냄새가 달라질 수 있다.
소변에서 달콤한 냄새가 난다면 당뇨병의 신호일 수 있다. 혈당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 소변을 통해 당이 일부 배출되는 게 원인이다. 소변량이 늘어 화장실에 자주 가고, 몸 안에 수분이 부족해져 갈증이 심하고, 잘 먹는데도 체중이 감소한다면 당뇨병일 수 있으므로 검사받는 게 좋다.
여성의 경우, 소변 또는 질 분비물에서 생선 비린내가 나면 세균성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질염은 여성의 생식기인 질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질염이 생기면 냄새와 함께 분비물이 많아지고, 외음부의 가려움증이 생긴다. 세균성 질염은 대부분 항생제로 치료를 한다. 예방하려면 평소 스타킹과 레깅스, 꽉 끼는 옷 착용은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면 재질의 속옷을 입는 게 좋다.
평소보다 소변 색이 탁하고, 소변을 보는 횟수와 양이 줄었다면 탈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섭취한 수분량보다 배출한 양이 더 많을 때 잘 생기는데 틈틈이 물을 한 잔씩만 마셔도 해결된다. 하지만 소변이 콜라나 흑맥주 같은 갈색을 띤다면 췌장암 신호일 수 있다. 췌장에 생긴 암 덩어리가 담관을 압박해 담즙이 정체되면 담즙 속 색소가 소변으로 배출되며 갈색 소변이 나올 수 있다. 이를 ‘담즙뇨’라 부르기도 한다. 갈색 소변과 함께 복통, 체중 감소, 무력증이 동반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게 좋다.
소변 색이 붉다면 소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혈뇨’일 수 있다. 소변이 이동하는 통로인 요로계통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일 수 있다. 상부 요로계인 신장에 출혈이 있으면 검붉은 색깔을, 하부 요로계인 방광이나 요도 등에 출혈이 있으면 붉은 색깔을 보인다.
소변의 산성 정도를 측정하는 pH 농도는 정상적인 경우 4.6~8이다. pH가 4.6 이하로 측정되는 경우는 고단백식이, 대사성 및 호흡성 산증, 기아상태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반대로 대사성 및 호흡성 알칼리증, 채식, 암모니아 생성세균에 의해서는 pH가 8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병적으로 pH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정상인의 경우라면 산소가 부족하거나 혹은 운동을 갑자기 많이 해서 산소 요구량이 많아진 경우 pH가 정상범위에서 낮아질 수 있으며, 굶은 상태 혹은 당분을 에너지로 적절히 이용하지 못할 때에도 케톤산이 만들어져 pH가 낮아질 수 있다.
보통 소변에 거품이 많으면 단백뇨가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론적으로 일이나 운동을 많이 해서 피곤할 경우에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pH가 낮아지면서 소변에 녹는 기체의 양이 많아져 거품이 생길 수도 있다.
정상적인 요의 비중은 1.016~1.022이며, 요비중이 증가하는 경우는 탈수, 당뇨병 등을 의심할 수 있고, 요비중이 감소하는 경우는 신세뇨관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병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요비중이 변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역시 탈수이다.
소변 속 단백질의 유무와 그 양을 측정하는 요단백의 경우, 정상적으로는 하루에 150mg 미만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소변 내의 단백질이 증가하는 경우는 우선적으로는 신장의 이상을 생각할 수 있다. 만성신염이나 신증후군, 당뇨병성 신증에서는 환자의 병의 상태가 중할수록 소변 속의 단백량이 증가한다.
그러나 신장이나 요로에 이상이 없어도, 장기간 서서 일을 하거나 운동한 뒤에는 양성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기립성 단백뇨), 임상적으로는 오히려 이러한 경우가 훨씬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므로, 양성인 경우에는 기상 직후의 소변으로 재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당뇨 때문에 혈액 속의 포도당이 증가한 경우, 과도한 운동시에 양성으로 측정될 수 있다. 당뇨병의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요당이 높은 경우에는 혈액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포도당과 함께 케톤도 검사하게 되는데, 소변 내 케톤은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있는 경우 증가하게 된다.
소변이 붉어지는 경우에는 실제로 신장 및 요로계의 질환이나 출혈성 성향 등으로 적혈구가 소변으로 나오는 혈뇨인 경우도 있지만, 혈관 내 용혈로 인하여 혈색소가 소변으로 배출되는 혈색소뇨나, 근육의 질환이나 외상으로 인하여 유리된 미오글로빈이 요로 배출되는 미오글로빈뇨가 있을 수 있으므로, 소변의 현미경적 감별이 있어야 한다.
또한 혈뇨의 경우도 외상성 요로계 손상, 신장 및 요로 결석, 방광염, 신장암 등으로 인한 원인부터 정상인에게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양성 원인까지 다양하므로, 소변검사에서 적혈구가 양성으로 측정된 경우는 의사와 상담 후 정밀검사 시행 여부에 대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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