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대출연체 3개월새 4배 늘어, 은행·상호금융은 줄어
금융당국, 리스크 관리·손실 흡수 능력 확충 연일 강조
급격한 금리 상승과 부동산시장 침체가 겹친 가운데 보험·카드·증권사 등이 취급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 잔액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이 취급하는 부동산 PF 대출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13일 윤창현 국민의힘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험사와 증권사, 카드사의 연체 잔액과 연체율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사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42조2천472억원으로 금융권에서 가장 많았고, 부동산 PF 연체 잔액은 1천298억원이었다. 연체 잔액은 작년 말(305억원)의 4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했다.
보험사의 부동산 PF 연체율도 3월 말 기준 0.31%로, 작년 말(0.07%)보다 0.24%포인트 급등했다.
다만 같은 기간 보험사의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 잔액과 비율은 감소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말한다.
3월 말 보험사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잔액은 192억원,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05로, 각각 작년 말보다 113억원, 0.02%포인트 떨어졌다.
3월 말 현재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4조1천760억원,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는 24조6천675억원이었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 잔액은 3월 말 기준 1천968억원으로, 작년 말(1천691억원)보다 1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3.7%에서 1.0%포인트 늘어난 4.7%로 집계됐다.
증권사는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 잔액과 비율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작년 말보다 29.8% 늘어난 3천459억원,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4%포인트 상승한 8.3%로 나타났다.
카드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26조7천289억원, 채무보증은 1천544억원이었다.
카드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도 6월 말 기준 2천289억원으로 작년 말(917억원)의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반면, 은행권과 상호금융권은 부동산 PF 연체율과 연체 잔액이 모두 감소해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권은 31조4천29억원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을 보유했는데, 연체 잔액은 전년 말(81억원)보다 16억원 감소한 65억원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은 0.02%로, 작년 말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의 6월 말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 잔액과 비율은 작년 말보다 각각 1천89억원, 0.32%포인트 줄어든 209억원, 0.7%였다.
상호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4조8천507억원이었다. 6월 말 부동산 PF 연체 잔액은 43억원, 연체율은 작년 말과 유사한 수준인 0.09% 였다.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11억원 줄어든 64억원,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02%포인트 하락한 0.13%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등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연일 금융사들에 리스크 관리,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 확충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후 2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한 건전성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지난 7월 여신전문금융사 최고경영자들과 만날 당시 “금감원은 모든 PF 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하는 등 기업 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업계와 기업 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창현 의원은 “금리 인상에 경기 침체까지 더해져 부동산 가격 조정기가 길어질 전망”이라며 “금융당국은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금융사의 선제 자본확충을 점검하는 등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성 기자 unicho114@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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