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 에이투젠 등 개발 나서
스위스 제약사 페링제약이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리바이오타’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FDA는 페링제약 신약 리바이오타를 승인했다. 리바이오타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혁신 신약이다. 적응증은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이하 C. 디피실) 감염증을 항생제로 치료한 성인에서 C. 디피실 감염증의 재발을 예방하는 것이다.
C. 디피실 박테리아는 심한 설사, 발열, 위 압통 또는 통증, 식욕부진, 메스꺼움 및 대장염(결장 염증)과 같은 쇠약 증상을 유발한다. 현재 항생제 투여로 치료하고 있으나, 재발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어 포크(Per Falk) 페링제약 대표는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이 가진 힘을 중요한 미충족 의료 수요 해결에 활용했다”며 “이는 생약 바이오 치료제에 대한 최초의 FDA 승인이자 수십 년간 연구·임상 개발이 맺은 결실”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인체에 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말한다. 다양하게 변하면서 인간의 질병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신약으로의 개발은 다소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해왔다. 그러나 이번 리바이오타 허가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실제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으로 항암제와 뇌질환 치료제, 난임 및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 ‘GEN-001’은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함께 병용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 대사, 뇌 질환 중심의 신약 개발을 하고 있다.
건선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 ‘KBL697’은 FDA 2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현재 미국과 호주에서 투약을 진행 중이다. 또 염증성장질환 대상으로도 FDA 2상 IND 승인을 받아 호주에서 현재 환자를 모집 중에 있다. 천식 치료제 후보물질 ‘KBL693’은 임상 1상을 완료하고 미국 FDA 2상 IND 제출 준비에 있다.
지난 9월 유한양행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 기업 에이투젠의 지분을 인수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 뛰어들었다. 에이투젠은 독자적인 개발 플랫폼을 바탕으로 대사성질환, 근육질환, 면역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기능성 건강기능식품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분야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야에서 공동 연구개발에 나선다. 에이투젠은 지난달 여성생식기 질환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LABTHERA-001’을 호주에서 임상 1상을 개시한 바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당뇨병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중국 코리그룹과 함께 건강한 사람, 당뇨병이 있는 사람, 비만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혁신기술과 멀티오믹스 분석을 이용해 ‘식이요법 및 생활습관을 비교한 결과’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인수한 CJ바이오사이언스(구 천랩)는 독자 발굴한 장내 미생물 생균을 이용해 장 질환 및 간 질환 치료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비피도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BFD1R’을 개발하고 있다.
아미코젠은 지난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사인 비피도를 인수하며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23년 2억6900만 달러(한화 약 3800억원)에서 2029년 13억7000만 달러(약1조7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복두 itn@itn.ne.kr
< © I T 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