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7일(월)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제69주년 제헌절 경축식’을 열었다. 이날 오전 경축식이 열린 국회의사당 중앙홀에는 정 의장을 비롯한 양승태 대법원장·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낙연 국무총리·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4부 요인과 여야 지도부, 주한외교사절 등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들로 가득 찼다. 1987년 개헌 이후 30년 만에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제헌절 경축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았다.
이번 경축식의 주요 화두 역시 개헌이었다. 정 의장은 경축사를 통해 “내년 3월 중 헌법개정안 발의, 5월 국회 의결을 거쳐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며 개헌에 대한 생각을 밝힌 데 이어 경축식을 마친 뒤에는 국가 원로들을 초청해 ‘개헌 대토론회’을 개최했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개헌특위(헌법개정특별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는 연말까지 국회가 여야 합의로 헌법개정안을 도출할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도 “시간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개헌안이 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에 의한 개헌’, ‘미래를 향한 개헌’, ‘열린 개헌’이라는 개헌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정 의장은 “개헌의 주체는 국민이며, 개헌의 목표는 국민 행복의 증진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개헌을 선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여야가 함께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지난 6개월간 각계각층으로부터 개헌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왔다. 앞으로도 전국순회 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여과 없이 듣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권은 시대정신의 핵심”이라며 “권력의 편중과 오남용에 따른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3권 분립의 헌법정신과 지방자치의 실질적 구현을 위해 전방위적 분권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양성평등 실현과 사회적 약자의 권리 강화,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 등 시대변화에 따른 기본권을 강화해야 한다”며 “현행 헌법에 남아 있는 유신 잔재 청산과 선거제도 개편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축식은 국민의례, 유용태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의 기념사, 정 의장의 경축사, 박영록·송현섭 전 의원에 대한 감사패 수여식과 강창희·정의화 전 의장에 대한 국민훈장 전수식 순으로 진행됐다. 테너 이규철·소프라노 윤정빈의 ‘그리운 금강산’과 남성 합창단 이마에스트리의 ‘오솔레미오’, ‘사랑으로’ 등으로 구성된 경축행사도 이어졌다.
경축식 행사가 마무리된 후 국회의사당 제3회의장에서는 ‘국가원로 개헌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는 김원기·김형오·박관용·임채정·정의화 전 국회의장,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및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참여해 ‘새로운 개헌의 과제’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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