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주장, 테러·선동 혐의 복역

6일(현지시각) 쿠데타 모의 등 혐의 유죄 판결로 징역 10년 형을 받고 복역하던 자니네 아녜스(58) 볼리비아 전(前) 제66대 (임시)대통령이 석방됐다. 아녜스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재판 과정상의 흠결이 있었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4년여 만에 자유를 되찾았다고 현지 일간 엘데베르와 AFP·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녜스 전 (임시)대통령은 ‘정적’이었던 에보 모랄레스(66) 전 대통령(2006∼2019년 재임)을 겨냥해 “괴물이 떠나고서야 내가 자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면서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것은 쿠데타가 아니라 선거 사기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9년에 4선 연임에 도전한 좌파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석연찮은 개표 절차를 통해 승자로 발표됐고, 이에 거센 대선 불복 시위가 촉발되자 자리에서 물러나 외국으로 망명한 바 있다. 모랄레스 망명 전 상원의장직을 승계한 상태였던 우파 성향의 아녜스는 헌법 규정에 따라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극심한 혼돈 속에 이듬해까지 약 1년간 집권했다.
취임 당시 아녜스 전 (임시)대통령은 큰 성경책을 손에 들고 “성경이 볼리비아 정부로 돌아왔다”라고 선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아이마라) 출신 대통령인 모랄레스 측을 자극하는 언급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아이마라 원주민들은 전통 의례와 의식을 신성시한다.
아녜스 전 임시 정부는 모랄레스에 테러·선동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선거 부정 논란에 대한 민심을 수습하려 했으나, 2020년 다시 치러진 대선에서 모랄레스 후계자였던 루이스 아르세(62)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정치적 압박에 직면했다.
아녜스 전 (임시)대통령은 쿠데타를 모의하고 테러를 선동한 혐의 등으로 2021년 체포된 뒤 재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아녜스와 그 지지자들은 “부당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발해 왔다. 그의 석방은 중도 성향 로드리고 파스(58) 후보의 당선으로 20년 만에 사회주의 좌파 집권 시대를 종식한 지난달 19일 대선 결선 이후 보름여 만에 집행됐다.
<© I T 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