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호 교수 연구팀, 미국심장학회지에 논문 게재
일시적인 가슴 통증을 보이는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증상 발생 후 48시간 이내에 관상동맥 중재술을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정명호 순환기내과 교수, 안태훈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배성아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차정준 교수 연구팀은 미국심장학회지 2023년 1월호에 ‘ST 분절 비상승 심근경색증 환자 조기 관혈적 치료에서 증상 발생 시간의 중요성’ 논문을 게재한다.
심전도에서 ST분절 상승 여부에 따라 급성 심근경색증의 치료법이 달라진다.
통상 혈관이 완전히 막힐 때 발생하는 ST분절 상승 심근경색(ST Elevation Myocardial Infarction·STEMI) 환자는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호흡곤란, 구토 등 초급성 심근경색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환자는 증상 발현 후 골든타임인 2시간 이내에 관상동맥 중재술을 시행해 막힌 혈관을 뚫고 혈류를 회복시켜야 한다.
반면 짧은 가슴 통증 후 호흡곤란 증세만 지속적으로 보이는 ST분절 상승을 동반하지 않는 심근경색(Non ST Elevation Myocardial Infarction·NSTEMI) 환자들은 병원 내원 후 24시간 이내에 시술을 받는 것이 현재까지의 진료 지침이었다.
혈관이 일부만 막히거나 막힌 혈관의 반대쪽 측부 혈관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우, 당뇨병 환자 등이 해당한다.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 환자는 그동안 조기 시술이 사망률을 개선한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으나 연구팀은 증상 발현 기준으로 48시간 이내에 시술받은 환자의 생존율이 더 높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한국인 심근경색증 등록연구(Korea Acute Myocardial Infarction Registry-National Institute of Health·KAMIR)에 등록된 5천800여명의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 환자를 3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환자들의 질환력 등을 통제한 후에도 증상 발생 기준 48시간 이후 대비 48시간 이내에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은 집단의 사망 위험도가 24% 낮았다.
시술까지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생존율이 높았고 119구급차를 이용해 내원하는 환자군의 예후가 월등히 양호했다.
정명호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총 허혈 시간이며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NSTEMI) 환자도 증상 발생 후 빠르게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안태훈 교수는 “NSTEMI는 심근경색의 51%를 차지하고 증상 발생 24시간 이후 병원에 가는 환자 비율이 약 30%에 달한다”며 “의사의 빠른 판단과 환자의 빠른 병원 내원을 위한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성아 교수와 차정준 교수도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119 구급차와 같은 응급의료시스템을 이용, 골든타임 내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복두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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