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피해’ 시리아, 비풍토병 국가인데도 확산 중
세계 곳곳에서 창궐하는 콜레라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 투여 규정을 완화하며 확산 차단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콜레라 발병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WHO는 성명을 내고 “2021년 중반 이후 세계는 발병 규모와 동시 다발성, 높은 사망률 등을 특징으로 하는 콜레라 급증 현상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에는 주로 아프리카와 지중해 동부 등 23개국에서 콜레라 발병이 보고됐고 이후에도 추세가 이어졌다”면서 “작년에는 30개국까지 발병 국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WHO는 특히 콜레라 발병이 잦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강진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시리아는 콜레라 비풍토병 국가이지만, 작년 9월부터 콜레라가 유행하고 있다. 30년간 콜레라 발병이 없던 레바논도 작년 10월부터 콜레라가 확산 중이다.
3년간 콜레라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던 국가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와 인근 도미니카공화국도 지난해부터 다시 확산했다.
급격한 환자 증가로 콜레라 백신 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WHO는 작년 10월 백신 투여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줄이는 임시 조처를 시행했다.
콜레라 백신은 경구용을 기준으로 1차 투여 후 6개월 이내에 2차 투여를 하면 면역 효과가 3년간 지속한다.
1회 투여 시 면역 기간이 줄어들겠지만, 단기간이라도 감염을 막아주는 효과는 입증된 만큼 임시방편으로 투여 횟수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이런 조처에도 불구하고 콜레라 확산 현상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WHO는 “이달 1일을 기준으로 최소 18개국에서 콜레라 발병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2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콜레라가 퍼진 동아프리카 말라위의 경우, 지난달 기준으로 누적 감염자가 3만1천여명, 사망자가 1천여명에 이른다.
WHO는 “지금은 계절적 특성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 콜레라 전염 확률이 낮은 상황이지만 앞으로 몇 달간 발병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나서 보통 24시간 안에 쌀뜨물과 같은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이는 감염병이다.
처음에 복통 및 발열이 없이 갑자기 수양성 설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고,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탈수와 저혈량 쇼크가 온다.
김복두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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