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의원, 카톡 단체방 조용히 나가기 보장법 발의
카카오 “이미 일반 단톡방에도 확대 적용 준비 중”
민간 서비스 직접 개입하는 법안 발의 과도하다 지적 많아
단톡방 초대 거절 등 카카오톡 향한 갖가지 요구 지속될 듯

▲카카오톡<I T N>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단체 채팅방에서 퇴장 알림 없이 조용히 나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더 이상 교류가 없어진 단톡방을 언제 나갈지 고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시댁 식구가 포함된 단톡방에서 적절한 대답을 하느라 고심할 필요도 없다.

최근 카카오는 유료 이용자 대상 팀 채팅방에 이어 일반 단체 대화방에도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톡의 일반 단톡방과 오픈 채팅에서는 대화방에서 나가면 ‘XXX님이 나갔습니다’ 라는 알림 메시지가 뜬다. 이에 이용자들은 오랫 동안 알림 없이 나갈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카카오톡 단톡방은 친구·지인·가족 뿐만 아니라 회사 업무용, 종교활동 등 각종 모임에서 쓰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하지 않아도 단톡방에 초대되는 경우가 빈번하고, 단톡방을 나가고 싶은 경우도 많다. 그런데 단톡방을 나갈 경우 이용자들에게 알림이 뜨니, 구성원들에게 눈치가 보이거나 사이가 불편해질 수 있는 경우를 우려해 섣불리 나가지 못하는 이용자들이 많다. 이에 알림 없이 나가도록 해달라는 게 이용자들이 해당 기능을 요구하는 주된 이유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카카오가 카카오톡 ‘팀채팅방’에 알림 없이 방을 나갈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팀채팅방은 카카오톡 유료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인 ‘톡서랍 플러스’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개설할 수 있는 단체방이다. 카카오는 팀채팅방이 주로 팀 프로젝트, 동아리 등 협업용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이용이 끝난 뒤 이용자들이 방을 나간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고려해 ‘조용히 나가기’ 옵션 기능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수 이용자들은 일반 단체방(단톡방)에는 해당 기능을 도입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회까지 나섰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3인 이상의 이용자 간 실시간 대화를 매개하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대화의 참여를 종료할 수 있게 기술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대표 발의자인 김정호 의원을 비롯해 박상혁, 임종성, 어기구, 윤후덕, 정춘숙, 서동용, 박재호, 김윤덕, 김회재, 허종식 의원 등이 참여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배경으로 김 의원은 “이동통신단말장치의 보급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용자 간 실시간 대화를 매개하는 정보통신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단체 대화에 이용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초대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이용자가 대화를 중단하기 위해 대화방에서 퇴장하는 경우 해당 이용자가 퇴장했다는 메시지가 표시됨에 따라 이용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김 의원은, 사업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까지 부과하도록 했다. 아울러 해외 메신저 왓츠앱이나 위챗 등은 해당 기능을 도입했는데, 카카오는 일반 단톡방에는 적용하지 않아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고 이용자 불편이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법안 발의 소식에 이용자 반응은 엇갈렸다. “너무 필요하다”, “원하는 법안이다” 등 반기는 이들이 있는 한편 조용히 나가기 뿐만 아니라 단톡방 초대 거절 등 또 다른 기능을 추가로 도입해달라고 요구하는 반응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어플에 필요한 기능 안 만들어준다고 규제책을 만드는 건 오버 아니냐”, “카카오가 기능을 만들면 되지 이런것도 법안을 발의하나” 등 법안 추진 자체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도 ‘과잉 입법’이라는 지적이다. 민간기업 서비스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이유다.

갑작스러운 법안 발의에 카카오도 당혹스러운 눈치다. 카카오 관계자는 “‘단톡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은 이미 팀채팅방에 적용되었으며, 적용범위 확대를 준비 중”이라며 “이 밖에도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기능을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 I T 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