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는 우리가 함께 고통을 나눌 때
혹은 스스로 고통을 견디고자 할 때 하는 일 또는 하고자 하는 일
우리는 평생 크고 작은 슬픔과 고통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그럴 때마다 절망에서 서둘러 빠져나와 평온한 일상을 되찾으려고 하지만, 부정적 감정을 털어내지 못할 때가 많다.
캐나다 역사학자 마이클 이그나티에프는 우리와 생각이 완전히 다른 시대와 작품 속으로 들어가 위로의 방법을 찾았다. 책 ‘그러나 절망으로부터'(까치)에서 종교인·철학자·지도자·시인·화가·음악가 등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의 중요한 인물들이 어떤 절망을 경험했으며 어디에서 위안을 얻었는지를 소개했다.
고통스러운 세계를 신의 말씀으로 이해하고 그의 뜻에 겸허히 순종하던 종교인들, 슬픔을 마주하는 방법에 대한 규범을 철저히 따랐던 철학자들, 신체의 즐거움을 예찬하며 시대의 고통을 건넜던 몽테뉴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신을 떠나 인간의 힘, 절망적 상황을 이성으로 해석하고 바꾸려고 했던 사상가들과 호스피스 운동을 이끌며 ‘좋은 죽음’을 마주하는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했던 시슬리 손더스의 이야기도 담겼다.
빈에 위치한 중앙유럽대학교에서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문학·예술작품 등 고대로부터 전해진 인류의 기록들과 그 속에 담긴 절망·희망의 파편을 전하고 “유럽에서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위로의 전통들이 어떻게 오늘날 우리에게도 힘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주 간단한 가르침이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결코 혼자인 적이 없다는 것”이라며 “위로는 우리가 함께 고통을 나눌 때 혹은 스스로 고통을 견디고자 할 때 하는 일 또는 하고자 하는 일이다. 그럴 때 우리는 고통에 머물지 않고 삶을 지속하고,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되찾는다”고 덧붙였다.
김복두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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