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19일부터 ‘부처의 뜰-청양 장곡사 괘불’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청양 장곡사 괘불’<I T N>


괘불(掛佛)은 야외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열 때 법당 앞뜰에 걸어놓은 대형 불교 그림을 뜻한다. 작품에 따라 길이가 10m 안팎에 이른다.

부처님오신날 즈음이 되면 전국 사찰이 보관하는 괘불 중 한 점을 선보여온 국립중앙박물관이 18번째 괘불을 소개한다. 올해 주인공은 국보 충남 청양 장곡사 미륵불 괘불이다.

이달 19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장곡사 괘불을 소개하는 ‘부처의 뜰-청양 장곡사 괘불’ 전시를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장곡사는 ‘긴 계곡’이라는 뜻처럼 칠갑산에 있는 사찰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 따르면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으나 1777년에 고쳐 짓고 1866년과 1906년, 1960년에 크게 고쳐 오늘날의 모습에 이른다.

▲청양 장곡사 괘불의 문수보살, 관음보살 부분<I T N>

나무로 된 광배(光背·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원광)가 돋보이는 불상인 국보 ‘청양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 및 석조대좌'등 여러 문화유산이 남아있다.

장곡사 괘불은 1673년 승려와 신도 등 83명의 시주와 후원을 받아 그린 작품이다.

가로 5.99m, 세로 8.69m 크기의 화폭 중앙에는 화려한 보관을 쓰고 연꽃 가지를 든 본존불이 있으며, 좌우로 여러 인물을 정연하게 배치했다.

철학(哲學)을 비롯한 5명의 승려 화가가 왕과 왕비, 세자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그렸다고 한다.

장곡사 괘불은 관련한 기록이 비교적 자세하게 남아 있어 가치가 더욱 높다.

총 39구의 불·보살·권속 옆에는 모두 붉은색 네모 칸을 만들어 이름을 적었다. 예를 들어 중앙의 본존불 옆에는 ‘미륵존불’이라는 명칭이 적혀 있다.

▲장곡사 괘불 진언 / 국립중앙박물관<I T N>

“현재 남아있는 기록 가운데 본존불이 미륵불임을 알 수 있는 괘불은 장곡사 괘불과 부여 무량사 괘불 등 단 2점으로 매우 드문 미륵불 괘불의 사례”라고 박물관 측은 평가했다.

화면 맨 아래에는 ‘강희 12년(1673) 5월 청양 동쪽 칠갑산 장곡사 대웅전 마당에서 열린 영산대회(靈山大會)에 걸기 위한 괘불’이라고 기록돼 있어 조성 시기, 행사 명칭 등도 자세히 알 수 있다.

화폭 둘레를 장식하고 있는 고대 인도 문자 ‘범자'(梵字)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박물관측은 조언했다.

범자는 불상이나 불화를 만들 때 종교적 신성성을 불어넣는 목적으로 외우는 것이다. 장곡사 괘불은 화면 둘레에 범자를 장식한 조선 괘불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로 파악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1673년 5월 어느 날 장곡사 뜰에 괘불이 걸리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준 지 꼭 350년”이라며 “박물관에 펼쳐진 부처의 뜰에서 평안과 휴식의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청양 장곡사 괘불’ 전시<I T N>

김복두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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