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정부를 향한 민주당의 내로남불식 ‘친일 프레임 덮어씌우기’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욱일기와 유사한 자위대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부산항에 입항한 것을 두고 여야는 30일 친일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위대가 전범기인 욱일기와 같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때도 자위대기를 단 함정이 입항한 바 있다고 맞섰다.
민주당 유정주 원내부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역사적으로 부산은 일본이 한반도 침략할 때 교두보로 삼은 통한의 땅이요, 침략의 거점이었다”며 “그런 부산에 욱일기가 들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무리 역사인식이 저열하더라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거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여당 그 누구도 문제삼고 있지 않다”며 “국방부 답변이 더 가관이다. 깃발이 욱일기와 형태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욱일기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일본의 욱일기 홍보 자료를 보면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육상자위대 자위대기는 욱일 모양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하고 있다”며 “당사자인 일본은 같다고 하는데 우리가 나서서 다르다고 주장하는 희한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조국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던 윤석열 대통령, 현충원 참배할 예정인가. 국방부 장관도 참배 예정인가. 순국선열의 면전에 당당히 고개 들고 가실 예정인가. 참 부끄럽다”고 했다.
육군 장성 출신인 같은당 김병주 의원은 같은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위함기 자체가 부산항이나 이런 데 입항하는 것을 반대한다. 왜냐하면 일본은 영토적인 야심이 있고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강조하고, 또 지금 역사도 부인하는 상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와야 된다면 욱일기를 달고 들어오면 안 된다. 욱일기는 군국주의의 상징이며 침범국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인정을 하지 않고, 독도영유권 주장도 더 강화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욱일기를 달고 들어오는 것은 우리 국민들을 무시하고 국민들의 정서상 맞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정부를 향한 민주당의 내로남불식 ‘친일 프레임 덮어씌우기’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며 “잊을 만하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민주당의 ‘반일선동 본능’이 지겹지만, 이번 건은 역사에 길이 남을 민주당의 헛발질이 될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그는 “DJ정부 시절과 노무현 정부 시절은 물론, 지난 2017년 문재인 정권 시절에도 자위대함은 자위함기를 단 채 국내에 입항했던 사실이 기록으로도 버젓이 남아 있다”며 “‘친일 몰이’와 ‘반일 죽창가’가 주는 쾌감에 취해 스텝이 꼬인 나머지 자당이 배출한 대통령들마저도 ‘친일 잔재’로 만들어버린 민주당의 좌충우돌 행보를 보며 안쓰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당시 문재인 정부는 자위대함의 자위함기 게양 사실을 언론에 알리지 않았고, 사진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하니, 더 기가 찰 노릇”이라며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똑같은 깃발이다. 그런데도 그때는 욱일기가 아니었는데, 정부 출범 후 돌연 욱일기가 되어버린 것이냐”며 “민주당은 ‘친일타령’이 지겹지도 않느냐. ‘반일선동’ 외에 다른 전략은 없느냐고 묻는 국민들의 냉소를 직시하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거짓 프레임을 씌워 또다시 혹세무민하고 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원하는 건 정치인가 정쟁인가”라고 물었다.
조재성 unicho114@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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