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가 30여년에 걸친 기자 생활 중 겪은 취재 현장의 경험과 저널리스트로서의 생각을 갈무리
“칼(KAL·대한항공) 858기가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1987년 11월 29일 오후 KBS 보도국에 전화를 건 대한항공의 한 기장은 다급한 목소리로 이같이 질문한다.
115명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실마리가 된 전화였다.
당시 전화를 받은 인물은 방송 기자로 활동하다 청와대 대변인,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거쳐 현재는 후학을 양성 중인 서울과학기술대 박선규 교수다.
입사한 지 채 한 달이 안 된 수습기자였던 그는 현대사에 기록된 초대형 사건 발생 소식과 이렇게 맞닥뜨리게 된다.
‘기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30여년에 걸친 박교수의 기자 생활 중 겪은 취재 현장의 경험과 저널리스트로서의 생각을 갈무리한 책이다.
1993년 청주 우암상가 아파트 붕괴, 1995년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와 같은 긴박하고 혼란스러운 취재 현장의 모습이나 걸프전, 소말리아, 수단, 유고 등 내전 현장을 취재한 경험 등을 소개한다.
저자가 천착한 탈북자 문제를 특히 상세하게 다룬다.
1994년 그는 보도국장의 지시를 받고 중국 옌지(延吉·연길)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탈북자 문제와 북한 수용소의 인권 문제 등을 파고든다.
취재 도중에 중국 공안에게 끌려가기도 하고 취재에 협조하면 한국으로 가도록 도와달라는 탈북자들의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취재 현장을 떠난 지 15년이나 지난 지금 굳이 저자가 당시 경험을 책으로 정리한 이유는 서두의 메시지에서 짐작할 수 있다.
“현재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분투노력하고 있는 어떤 기자들에게, 소명을 향해 가는 길에 암초를 만나 노심초사하는 귀한 후배들에게 참고할 만한 유용한 기록으로 소용되기를 진심으로 소원한다.”
김복두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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