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12명·중소기업인 74명… “경제 살리기”
정치인·공직자 7명…신년사면 비하면 적은 수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세 번째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번 사면의 키워드는 단연 ‘경제 살리기’다.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 주요 기업인 10여 명이 이날 사면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주요 경제인을 사면해 경제 살리기에 집중했다”며 “결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인가’가 주요한 고려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은 사면, 각종 특혜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권됐다.
한편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인사들은 모두 제외됐다.
이날 사면 및 복권된 기업인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을 포함한 12명이다. 중소기업인·소상공인 74명과 기업임직원 19명도 사면·복권됐다.
윤석열 정부가 기업인 사면에 집중한 배경에는 악화하는 우리나라의 경제지표가 있다.
지난 달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하향조정했다”며 “세계 경제는 차츰 불황에서 벗어나는데, 대한민국만 끝없이 추락 중”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보고서를 통해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 8곳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1.9%로 추정했다. 외국계 IB들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올해 2월 말 기준 2.1%에서 3월 말 2.0%로 하향 조정한 후 지난달 말 소폭(0.1%p) 더 낮췄다.
정부 역시 경제 회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면 명단에서 보면 느낄 수 있듯 경제인이 다수 포함됐다”며 “경영 현장으로 돌아가 경제를 살려달라는 것”이라고 이번 사면의 의미를 설명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 및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제인들의 진취적인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주요 경제인들에 대한 사면을 통해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정용선 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사면됐다.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 임성훈 전 나주시장은 복권됐다. 정치인 4명과 전 고위공직자 3명에 대한 특사가 단행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신년 특별사면에서 공직자 66명, 정치인 9명, 선거사범·기타 1290명 등이 사면된 데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다. 지난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는 공직자와 일반인을 제외한 1283명(93.4%)이 정치인 또는 선거 관련 사범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실상 지난 (신년 특별)사면 당시 주요한 인물이 다 포함됐다”며 “역대 대통령 등이 사면되며 사회 통합을 저해할 인사는 거의 남지 않았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면에서 주목할 점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인사가 제외된 것이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국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한 사면도 검토는 됐으나 현재 가족들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 고려돼 제외됐다고 한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올해 연말 신년 특별사면에 또다시 정치인들이 대거 포함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조재성 기자 unicho114@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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