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처짐·배뇨장애 등 나타나면 조기 수술 필요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환자가 중장년층 뿐 아니라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거나 허리를 자주 사용하는 젊은층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섣부른 수술 결정은 금물이다. 보통 환자의 70~80%는 약물치료·주사요법 등으로도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증세가 호전된다.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병원을 찾은 전체 허리디스크 환자(197만5853명) 중 40세 미만이 36만5007명으로 약 18.5%를 차지했다.
허리디스크는 요통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앓는 질환이다. 노화로 인해 척추뼈와 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의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이 약화돼 균열이 생기고, 추간판 내부 수핵이 척추뼈의 경계를 넘어 탈출하면 발생한다.
추간판의 섬유륜이 약화돼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유전적인 소인이나 습관, 외상 등의 영향으로 인해 어린 나이에 섬유륜이 약해져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젊은층에서는 외상, 사고 등으로 인해 갑자기 디스크가 파열되는 급성 디스크가 많은 편이다.
주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이어지는 좌골신경통과 다리 저림, 찌릿하게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질환이 발생한 부분에서 나타난 통증이 주변의 다른 부위로 퍼지거나 전달되는 것)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보통 허리디스크 치료로 수술을 먼저 떠올리지만 환자의 70~80%는 발병 후 4~6주가 경과하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증세가 호전되기도 한다.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근육이완제와 소염진통제 등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스테로이드 약물을 디스크 탈출 부위에 주사하는 주사요법 등이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외과 김범준 교수는 “발병 후 4~6주가 지나도 통증이 여전히 심한 환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데, 만약 발 처림과 같은 운동신경 마비, 대소변을 보는 힘이 약해지는 배뇨장애 등의 증세가 있다면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현미경이나 내시경을 통한 디스크절제술이 많이 시행되는데, 경험 많은 신경외과 척추 전문의가 정확한 진단 하에 시행하면 두 가지 수술법 모두 상처도 크지 않고 수술 후 통증 호전과 회복이 매우 빠르다”고 했다.
허리디스크를 관리하려면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구부정하게 앉거나 바닥에 양반다리로 장시간 앉아있는 자세는 허리에 부담이 된다. 허리를 숙여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도 좋지 않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땐 무릎을 구부려서 다리 힘을 사용해 드는 게 좋다. 누워서 쉴 땐 무릎 밑에 베개를 받치는 것이 허리를 편하게 할 수 있다. 의자에 바르게 앉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도 도움이 된다. 하체를 운동기구나 바닥에 고정하고 상체를 뒤로 들어 올리며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나 복근 운동이 좋다. 윗몸 일으키기와 같이 허리의 반동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허리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무릎을 굽힌 채 상체를 들어 올리는 방식이 적절하다.
김 교수는 “잘 발달된 허리 근육은 허리 관절의 부담을 줄여 디스크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다만 급성 통증이 있다면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며 평소 통증이 없을 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복두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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