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공급처 다변화…충분한 재고
“일부만 수출 통제…거의 영향 없을 것”
중국이 자국 내 일부 비료 생산업체들에게 요소 수출 중지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국내 석유화학·자동차·물류 등 관련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단 2년 전 중국발 요소수 대란을 겪으며 충분한 재고물량 확보와 공급처 다변화 대책을 마련해놓은 만큼 실질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자국 내 요소 가격이 급등하자 중국 당국은 가격 안정을 위해 자국 비료업체들에게 요소 수출 중단을 요청했다. 실제 중국 대형 비료업체 중 일부는 이달 들어 새로운 수출 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인 중국이 수출을 중단하면 중국산 요소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시장에서 요소수 등 관련 제품 부족 현상이나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요소수는 경유(디젤)차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꼭 필요해 완성차와 물류 업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이다.
중국 요소 수출 제한 소식에 국내 산업계는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2021년 요소수 대란을 겪으며 이미 어느 정도 내성을 키워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극단적인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이전같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차량용 요소수 1위 기업인 롯데정밀화학은 현재 정상적으로 요소수를 생산하고 있고, 재고량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또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중국 이외의 대체 공급처도 확보한 상태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줄여도 다른 국가들을 통해 부족한 분량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도 “중국이 국가적으로 요소 수출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업체에 한해서만 통제하는 수준”이라며 “이미 일본 등 요소 수입처도 다변화했고, 재고도 이상 없을 정도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완성차와 물류 업계도 아직은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보다 사태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소모품인 요소수가 부족해지면 경유차를 모는 사람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특히 물류를 담당하는 화물차 업계에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택배업체들도 대책이 있다는 입장이다. 대형 택배사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번에 요소수 부족 대란을 겪어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별다른 문제 없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철소 질소산화물 처리 설비 등에서 요소수를 많이 쓰는 철강업계는 이번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공급선을 다변화했고, 충분한 재고 물량도 확보해 놓았기 때문이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2021년 요소수 대란에 따른 영향도 철강업계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태 장기화 등 변수가 있어 상황을 계속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복두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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