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2m15 첫 시도에 넘은 뒤 예선 종료…바르심은 2m19로 예선 전체 1위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향한 1차 관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2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우상혁은 2m15를 한 차례만 넘어 결선에 진출했다. 다른 선수들의 기록이 너무 낮아 우상혁은 더 뛸 수도 없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두 개의 높이뛰기 바가 자리했다. A조 9명, B조 8명 등 총 17명이 예선에 출전했고, 우상혁은 B조, 그의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은 A조에서 경기를 치렀다.
경기는 1m90부터 시작했지만, 우상혁은 2m15에 첫 시도를 했다. 첫 번째 시도에 2m15를 넘은 우상혁이 바를 높이기도 전에 상위 12명이 결정되면서 예선이 끝나 버렸다.
육상 선수들이 올림픽, 세계선수권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의 2023시즌 챔피언인 우상혁에게 예선은 결선에 대비한 실전 훈련 성격이 짙었다.
단 한 번의 점프로 우상혁은 결선에 진출했다.
경기 뒤 만난 우상혁은 “예선은 가볍게 뛰었다. 단 한 번 뛰었지만 느낌이 괜찮았다”며 “몸 관리 잘해서 4일 결승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상혁은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린다.
우상혁은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대회에서 2m20으로 10위에 그쳤지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2m28로 은메달을 따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2m35로 4위)을 기점으로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한 우상혁은 2022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2m34), 유진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썼다.
우상혁은 한국 시간으로 4일 오후 8시에 열리는 결선에서 바르심과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함께 출전한 고교생 최진우(18·울산스포츠과학고)도 2m15를 3차 시기에 넘어 결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대회 직전 발뒤꿈치 부상으로 고생했던 최진우는 “처음 출전한 성인 국제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해 기쁘다”며 “결선에서 즐기며 경기하겠다”고 밝혔다.
2m15도 패스했던 바르심은 1차 시기에 2m19를 넘어, 예선 전체 1위를 했다.
경기 뒤 바르심은 “우상혁과 나는 아시아 육상 높이뛰기를 세계 수준으로 함께 올린 라이벌이자 친구”라며 “4일에도 즐겁게 경쟁하겠다. 물론 내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우상혁과 바르심은 예선이 끝난 뒤 만나 기념 촬영도 했다. 바르심은 2017 런던, 2019 도하, 2022 유진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하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와 공동 1위에 오른 ‘현역 최고 점퍼’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010년 광저우와 2014년 인천에서 2연패를 달성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는 발목 부상 여파로 결장했다.
바르심과의 라이벌전에서 우상혁이 승리하면 한국 육상은 이진택(1998년 방콕·2002년 부산 대회 우승)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을 손에 넣는다.
김용구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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