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에 따른 횡령 액 86억 8081만원 인정

국정농단 공모 파기환송심 징역 2년 6개월

▲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ITN KOREA>

18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한 말 라우싱의 몰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이 부회장의 뇌물에 따른 횡령 금액을 86억8081만원이라고 판단했고, 이에 따른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혐의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역시 유죄 판단했다.

삼성 측이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 및 승마대회 출전에 사용할 고가의 말을 사주기 위해 삼성전자 자금으로 말 3마리(살시도, 라우싱, 비타나)를 구입한 대금 34억1797만원이 뇌물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실질적인 사용·처분 권한이 최씨에게 있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2015년 11월15일부터 구입대금 상당의 말 3마리를 뇌물로 제공했고, 최씨는 위 말들을 뇌물로 받았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물건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처분 권한을 갖게 되면 그 물건 자체를 뇌물로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뇌물공여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다만 말들의 보험계약에 따른 이익 2억4000만원은 뇌물이 아니라며 제외했다.

또한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2800만원도 그대로 유죄 판단됐다. 이 역시 지원 당시 삼성의 조직적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보고 ‘부정한 청탁’에 의한 제삼자 뇌물을 인정한 대법원 판단을 따른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부정한 청탁은 묵시적 의사표시로도 가능하고 청탁 대상인 직무 행위 내용이 구체적일 필요 없다”며 “영재센터 지원금은 대통령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아울러 기존 1심과 2심, 대법원에서 모두 유죄 판단이 내려졌던 최씨가 실질 지배하는 코어스포츠에 승마지원 관련 용역대금 36억여원을 제공한 뇌물공여 혐의도 그대로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앞서 1심은 이 부회장의 뇌물 액수를 89억여원이라고 봐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하지만 2심은 승마지원 관련 용역대금 36억여원만 뇌물로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뒤 석방했다.

이날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단 취지에 따라 이 부회장에게 인정된 뇌물 액수를 승마 관련 70억5281만원에 영재센터 관련 16억2800만원, 합계 86억8081만원이라고 판결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죄는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 징역 3년 이하의 경우에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다.

이날 재판부는 판사의 재량으로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작량감경을 통해 이 부회장의 형을 징역 2년6개월까지 조정했다. 이 부회장이 횡령액을 모두 반환하고, 수뢰자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점을 참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묵시적이기는 하나 승계작업을 돕기 위해 대통령 권한을 사용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무려 86억8000여만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자금을 횡령해 뇌물로 제공했다”며 “실형 선고 및 법정구속이 불가피하다”고 구속영장 발부와 함께 이 부회장을 법정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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