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하단 4%대로
1년 전에는 3% 미만이 대부분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을 6%로 낮추는 등 은행권이 대출금리 인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실제 취급되는 주담대 금리는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실행된 주담대 금리는 대부분 연 3% 미만이었으나 이제는 금리 하단마저 4%대를 넘어섰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금리를 집계한 결과 연 3.5~4% 미만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해당 구간 취급 비중은 68.30%였으며 국민은행(62.30%), 신한은행(51.40%) 등에서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하나은행 42.80%, 우리은행 16.70%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연 4~4.5% 미만의 비중이 54.30%로 가장 높았다.
1년 전만 해도 5대 은행이 취급한 주담대의 금리 구간별 비중은 연 3% 미만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6월 신한은행이 취급한 주담대 금리는 94.70%가 연 3% 미만이었다. 국민은행도 연 3% 미만 금리가 91.40%를 차지했다. 이어 농협은행 87.0%, 우리은행 80.8%, 하나은행 50.4% 등이었다.
반면 지난달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은 연 3% 미만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았다. 해당 구간 금리의 주담대를 취급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비중은 각각 4.40%, 0.90%에 그쳤다.
최근에는 주담대 금리 하단이 4%대로 뛰면서 3%대 주담대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1년 사이 금리가 2배가량 오른 것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70~6.40%다. 현재 가장 낮은 금리로 대출받아도 연 4% 후반대 금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주담대 변동형 금리 범위는 연 3.63~5.796%로 일부 은행에서만 금리 하단이 3%대를 나타냈다.
대출금리 급등으로 인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가 금융기관에 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금리인하에 관심을 가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주요 시중 은행장과의 첫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금감원장의 은행장 간담회 이후 시중은행들이 금리인하를 검토하는 분위기”라며 “한시적 금리인하 정책을 연장하거나 저신용자에게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최고금리를 하향하면서 주담대 금리 상단을 낮추는 방법 등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4일 일부 등급에 적용되던 조정금리를 전 등급으로 확대해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 상단을 0.9%포인트, 5년 변동 주담대 금리 상단은 1.3%포인트 낮췄다. 이에 주담대 금리 상단은 7%대에서 6%대로 낮아졌다.
그러나 은행권의 노력에도 대출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고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2.50~2.75%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조재성 기자 unicho114@itn.ne.kr
< © I T 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