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 6%대
은행권 금리 인하에도 상승 불가피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에 대출금리를 정하는 지표금리가 오르면서 고금리에도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6%대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18~6.204%, 고정금리는 3.77~6.069%다.
앞서 은행들이 금리 인하책을 내놓았으나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는 재차 6%대를 넘어선 상태다. 신한은행의 경우 24일 주담대 고정금리를 0.2%포인트 낮추면서 금리 상단이 4%대까지 내려갔으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오르면서 하루 만에 다시 5%대로 복귀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대출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사상 첫 네 차례 연속 인상이자 2014년 8월 이후 8년 만에 2.50%대로 올라선 것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두 달째 6%를 넘어서고 기대인플레이션도 4%를 웃돌자 기준금리를 연이어 올렸다. 또 높은 수준의 물가를 잡기 위해 향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날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연말 2.75~3.0% 기준금리를 기대하는 시장 전망은 합리적”이라며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지속되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분을 반영하면 대출금리는 또 오를 것”이라며 “은행들이 금리를 낮춰도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금리를 낮추지 않았다면 대출금리가 더 올라 이미 7%를 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은 6월 7%를 넘어섰으나 금리 인하 조치에 5%대까지 내린 바 있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오름세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금리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25일 4.119%로 6월17일(4.147%)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2.90%로 전월 대비 0.5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국민·우리·농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가 같은 폭만큼 일제히 올랐다. 7월 코픽스는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후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크게 뛰었다.
5대 시중은행은 전날 기준금리 인상 후에도 수신금리를 최대 0.3~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다음 달 공시될 8월 코픽스는 3%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7%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 상승 기조가 계속되면서 고금리에도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자 입장에서는 곡소리가 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3월 말 가계대출 규모를 기준으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한 결과 지난해 8월 이후 일곱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2.0%포인트 인상되면서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규모가 인상 전보다 연간 130만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조재성 기자 unicho114@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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