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채권형 ETF ‘파킹형’으로 활용…장기채권 ETF 거래규모도 급증
금리 인상과 증시 불안으로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규모와 시가총액도 올 초 대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단기·단기채권 또는 장기 국채 ETF에 매수가 몰리는 ‘바벨형’ 투자가 눈에 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국내채권 관련 ETF(CD금리·KOFR금리 상품포함) 59개 종목의 11월 월평균 시가총액은 151조6천998억원이다.
이는 올해 1월 47개 종목의 월평균 시가총액 97조2천831억원보다 5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세부 종목별로 보면 손실 가능성이 낮은 초단기 채권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KOFR금리 추종 ETF의 시총이 크게 늘었다. 초단기 투자여서 ‘파킹통장’처럼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KIS채권평가가 산출하는 CD 91일 금리를 기초지수로 하는 ETF(TIGER CD금리투자KIS) 시가총액은 1월 월평균 시가총액이 2천568억원에서 이달 1조7천556억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올해 4월 출시된 한국 무위험지표금리(KOFR) 지수 추종 ETF(KODEX KOFR금리액티브) 시가총액은 출시 당시 2천억원에서 3조1천361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다음으로는 TIGER 단기채권액티브272580, KODEX 단기변동금리부채권액티브(1천141억원→4천567억원) 시가총액 증가액이 많았다.
유진투자증권[001200] 강송철 연구원은 “정기예금 금리는 더 높지만, ETF는 만기 없이 아무 때나 쉽게 사고팔 수 있어 초단기 채권 ETF에 투자하면 예수금으로 머무는 돈을 투자할 곳이 생길 때까지 운용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장기물에 투자하며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도 많아졌다. KOSEF 국고채 10년 ETF는 올해 1월 평균 시총 2천172억원에서 11월 2배가량 규모가 증가한 4천170억원으로 나타났다. 국고채 30년물 3개 종목을 기초지수로 하는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월평균 거래대금도 올해 1월 1억9천400만원에서 11월 20배가량 늘어난 38억8천100만원으로 집계됬다.
강 연구원은 “단기자금을 운용하기 위한 ETF 외에 장기 국채 ETF에 대한 개인 매수가 늘어난 것은 과거와 비교되는 모습”이라며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 매력 증가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채권 ETF의 거래규모와 시가총액이 늘어난 것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작년 말 67조5천307억원에서 이달 21일 49조7천516억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 관계자는 “양쪽에 바벨을 끼듯이 한쪽으로는 현금 대피 용도로 단기채권에 투자하면서 한쪽으로는 경기 악화에 베팅하며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이분화된 투자 형태가 눈에 띈다”고 전했다.
조재성 기자 unicho114@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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