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스부르필 음악감독 “유럽 최고 오케스트라로 만들 것”
22세에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한 피아니스트 캉토로프와 협연 무대
“스트라스부르 국립 오케스트라는 악보에 충실한 연주를 보여주되 뛰어난 유연성도 지녔어요. 독일과 프랑스의 강점을 모두 가졌죠. 유럽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독일과의 접경 지역인 알자스로렌 지방의 중심도시 스트라스부르에 본거지를 둔 프랑스의 유서 깊은 관현악단 스트라스부르 국립오케스트라(이하 스트라스부르필)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내한 공연을 한다.
이번에는 작년 9월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천재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34)가 지휘봉을 잡는다.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스트라스부르필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모음곡 제1번과 러시아 작곡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라벨 편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협연자로는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프랑스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에서 우승한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5)가 함께 한다.
방한을 앞두고 8일 한국 언론과 한 온라인 회견에서 쇼하키모프는 스트라스부르필의 강점으로 독일과 프랑스라는 전통적인 음악 강국들의 장점을 조화롭게 수용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16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오케스트라는 1855년에 설립된 후 독일의 음악적 전통에 프랑스적인 색채감을 담아 균형 잡힌 해석을 들려주기로 정평이 나 있다.
“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와 오케스트라가 서로를 잘 이해해가고 있습니다. 계속 연주의 질을 높여서 유럽 최고 오케스트라로 만들고 싶어요.”
어릴 적부터 쇼하키모프는 천재 지휘자로 유명했다.
11세에 지휘 공부를 시작한 그는 13세에 이미 우즈베크 국립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연주했고 18세에 우즈베크 국립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 자리에 올랐다.
“제 부모님보다 훨씬 연배가 있는 50~60대 연주자들이 많았는데, 어린 지휘자로서 이분들께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나름대로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많이 했죠. 연주자 중에는 일부러 틀린 음을 연주해 지휘자가 잘 준비됐는지 확인하는 사람도 있는 등 쉽진 않았어요. 그래도 결국엔 단원들에게 확신을 줬고,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내한공연 레퍼토리의 첫 곡인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에 대해선 “프랑스의 유명 오페라인 카르멘은 프랑스 악단인 저희로서는 대표곡과 같은 작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온라인 회견에는 협연자 캉토로프도 함께 했다.
내한공연에서 캉토로프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들려줄 계획이다. 2019년 22세 나이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결선에서 택한 곡이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에 비해 실제로 연주회에서 들을 기회가 많지 않은 이 곡에 대해 캉토로프는 “어떤 부분은 오페라 같고 다른 부분은 발레 같기도 하면서 사운드가 매우 다양하고, 구조도 특이하다”며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 당시 음악성과 기교를 겸비해 ‘환생한 프란츠 리스트'(미국 팡파르 매거진) 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던 캉토로프는 올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한 임윤찬의 연주에 매우 놀랐다고 평가했다.
“임윤찬의 클라이번 콩쿠르 연주를 들었을 때 매우 놀라웠어요. 그 나이에 그 정도 수준의 균형과 컨트롤, 기교, 음악성을 갖고 있다는 게 말이죠. 윤찬 군의 앞으로 행보에 큰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어요.”
스트라스부르필과 캉토로프는 예술의전당 공연 외에도 16일 성남아트센터, 19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도 협연한다. 18일 진주의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는 스트라스부르필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같은 레퍼토리로 공연한다.
김복두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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