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하면서 취재진 만나 檢조사 소회 밝혀
“새 증거도 없고, 진술번복 외 아무 근거 없어”
“국민이 맡긴 권력 사적 보복사용 옳지 않아”
9시간30분가량 조사 진행…1차보다는 줄어
당 소속 의원 동행 없어…”3차 소환 여부 미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에 따른 검찰의 2차 조사와 관련해 “왜 다시 불렀나 의심될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된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는 “오늘 조사도 역시 제가 낸 진술서 단어의 의미나 문장의 해석 이런 걸로 절반의 시간을 보냈고, 또 의견을 묻는 질문이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
또 “새로이 제시된 증거도 없고, 검찰에 포획된 대장동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는 아무런 근거도 찾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말 이럴 시간에 50억 클럽을 수사하던지, 전세 사기범을 잡던지, 주가조작 사건 조사하던지 그렇게 하는 것이 정말 진정한 검찰의 역할”이라며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이 맡긴 권력을 이런 식으로 특정 정치권력을 위해서 사적 보복에 사용하는 것은 정말로 옳지 않다”며 “이 모든 장면들이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3차 조사 요구와 관련된 질의에는 “검찰에 물어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전 11시23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이후 이 대표는 약 10분간 입장문을 읽고 건물로 들어갔다. 조사는 오후 8시50분께까지 9시간30분가량 진행됐고, 이 대표는 오후 10시36분께 건물 밖으로 나왔다.
지난달 28일 ‘대장동 의혹’ 1차 조사에서 12시간30분가량 조사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빠르게 절차가 마무리된 셈이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신경전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00쪽에 가까운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고, 이 대표 측은 방어권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서 서면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했다.
아울러 검찰이 이 대표를 추가 소환하기 위해 지난 조사에 이어 또 고의로 시간을 끌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검찰은 오늘 조사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실체적 진실을 찾기보다는 시간을 지연시키기 위한 질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오전 조사에서는 지난 조사의 질문을 반복하거나, 이 대표는 알 수 없는 극히 지엽적인 질문으로 시간을 허비해 변호인이 항의했다”며 “언론에도 등장하지 않는 인물을 거론하며 대장동 일당과의 친밀도를 묻는 등 대장동 사업과 무관한 질문도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심야조사를 요구했지만, 이 대표 측은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검찰이) 시간끌기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3차 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3차 소환 요구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오전 출석길과 마찬가지로 마중을 나오지 않았다. 지난 1차 조사의 경우 이 대표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 30여명의 의원들이 이 대표를 맞이하러 모인 바 있다.
이는 ‘혼자 다녀오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를 반영한 결정이다. 실제로 이번 출석에는 변호인 1명만 대동했다.
다만 지지자들은 늦은 시간까지 서울중앙지검 앞에 모여 이 대표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에 호응하고자 이 대표는 차에서 내려 준비된 단상에 올랐다. 그는 손을 흔들고 허리 숙여 인사한 이후 다시 차에 탑승해 돌아갔다.
조재성 기자 unicho114@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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