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김기현에 ‘부동산 시세차익’ 의혹 포문…안철수 가세에 金-安 네거티브전
‘10%안팎 지지율’ 천하람·황교안, “황천길 매치”…혼탁 양상에 선관위 공개경고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19일로 2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 간 ‘싸움’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천하람, 황교안 후보도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합동연설회와 TV토론 시작을 계기로 후보 간 비방전도 본격화돼 당 선관위가 공개 경고를 하는 등 혼탁 양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합동연설회는 전당대회까지 4차례(21일 대전·세종·충북·충남, 23일 강원, 28일 대구·경북, 3월 2일 서울·인천·경기), TV토론은 3차례(20일, 22일, 3월 3일)가 남아있다.
17일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까지 주자 간 신경전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본선에 오른 당권 주자가 4명으로 압축되면서 본선 경쟁의 막이 올랐고, 15일 첫 TV 토론회에서 김기현 후보를 향해 황교안 후보가 제기한 부동산 시세차익 의혹을 안 후보가 공격 소재로 삼으면서 김 후보와 안 후보 간 비방전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당시 주도권 토론에서 황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시세차익’ 의혹을 거론하며 “용기 있게 사퇴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번 전대 주자 중 가장 선명한 보수색의 황 후보가 김 후보 쪽으로 기운 당의 전통적 지지층에게 소구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김 후보와의 결선 투표 대결을 염두에 두고 있는 안 후보가 즉각 가세했다. 그는 TV토론 이튿날 합동연설회에서 “부동산 문제는 국민의 역린”이라며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장동 비리를 심판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선두 주자를 자처하며 다른 후보에 대한 비난을 가급적 자제하던 김 후보는 안 후보의 공격에 즉각 발끈했다. 안 후보를 겨냥해 그는 ‘민주당식 DNA’, ‘내부 총질’ 등 강한 어조의 비판을 쏟아 냈다.
김 후보는 정작 이 문제를 처음 끄집어낸 황 후보에 대해서는 강성 보수 표심을 의식한 듯 정면 대응을 자제하면서 ‘안철수 때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결선투표 상황까지 갈 경우 황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천하람 후보는 양강 구도의 김·안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는 한편 황 후보를 향해서도 과거 부정선거 주장을 끄집어내 견제구를 던지는 등 4자 구도에서 존재감 드러내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첫 TV토론회에서 천 후보는 황 후보가 김 후보의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제대로 한 방을 날리신 분”이라고 치켜세우면서 “‘황천길(황교안·천하람) 매치’가 될 수도 있겠다”면서 존재감을 부각했다.
당권 주자 간 이런 ‘4각 비방전’을 놓고 당 안팎에서는 전대 혼탁 양상과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당 전대 선관위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근거 없는 비방과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제재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같은 날 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국민의힘 원로 그룹인 상임고문단은 이번 전대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바로 다음 날인 18일에도 안 후보가 국민의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과거를 거론하면서 공격했고, 안 후보 측은 김 후보를 가리켜 ‘토착 비리 의혹’이라고 비난하는 등 포성이 멎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당선된 민주당 지난 전대처럼 결말 예측이 쉽지 않다 보니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라며 “그만큼 국민 관심이 높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전대가 끝나면 곧 총선 모드인데 당이 사분오열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재성 기자 unicho114@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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