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북한과의 대화 의지 거듭 확인

‘빅 딜’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격차

▲백악관 집무실로 이동하는 한미정상/AP<ITN KOREA>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지만,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을 설득하려 했지만, ‘빅 딜’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간극을 줄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대화에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았지만,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포괄적 비핵화 합의가 담긴 ‘빅 딜’ 접근을 계속 선호하고, 더 많은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앞서 제재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바꾸도록 설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문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원한다면 실무회담에 나서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고, 앞서 미국은 북한과 실무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던 만큼, 이제 미-북 대화에 대한 결정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이번에 미-한 정상이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공통의 의지를 확인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북한의 실질적 행동이 필요하다는 강경한 미국의 입장도 확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에 대한 압박을 인식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도 인지했을 것이라고 힐 전 차관보는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북한은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이 나온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남북 경협을 위해 일부 제재 완화를 기대했던 문 대통령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북한이한국과의 정상회담에 흥미를 갖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미 북한은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한국의 남북 군사회담 제안에 답하지 않으면서 한국과 거래하고 싶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한 정상이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고 싶어한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며, 이제 향방은 북한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미국 모두 북한과 협상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그렇게 하길 원해야 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것이다.

맥스웰 연구원은 모두가 이번 미-한 정상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에 동력이 되길 기대했지만, 사실상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은 실무 협상 재개이며, 이전까지는 아무 진전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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