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자문위 “의무 해제 조건 충족”…정기석 ‘2주 후’ 언급하기도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시점이 설 연휴 직전인 오는 20일 결정된다. 연휴 이후인 이달 말쯤이 유력한 해제 시점으로 점쳐진다.
17일 질병관리청은 “실내마스크 의무 조정 관련 내용은 오늘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방역당국 검토를 거쳐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안건 논의를 통해 조정 시기를 결정하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중대본 전문가 자문기구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는 화상으로 전체회의를 열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을 위한 지표 상황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실내 마스크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는 논의가 가능한 시점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방역당국은 마지막 남은 코로나19 방역조치 중 하나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2단계에 걸쳐 권고로 전환하기로 하고, 4가지 평가 지표 중 2가지가 충족될 때 1단계 의무 해제 시점을 결정하기로 했다.
4가지 지표는 ▲ 주간 환자 발생 2주 이상 연속 감소 ▲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전주 대비 감소·주간 치명률 0.10% 이하 ▲ 4주 내 동원 가능 중환자 병상 가용능력 50% 이상 ▲ 동절기 추가 접종률 고령자 50%·감염취약시설 60% 이상 등이다.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자문위 정기석 위원장은 “최근 환자 발생과 위중증 및 사망자 발생이 감소하고 있고 안정적인 의료대응 역량이 유지되는 등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시 참고할 수 있는 평가지표 4가지 중 3가지가 충족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판단 등을 근거로 자문위는 일단 방역당국에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본은 이를 바탕으로 의무 조정 시점을 결정하게 되는데 발표 시점이 연휴 직전인 것을 고려하면 설 연휴부터 당장 시행하기보다는 연휴 이후, 이달 말쯤이 해제 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중국 내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국내 유입 증가 우려와 신종 변이 발생 가능성, 설 연휴 인구 이동에 따른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문위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의무 해제 결정 후 시행까지 준비할 시간이 약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도 “1단계 해제 이후에도 착용 의무가 남는 일부 예외 장소에 대한 숙지 등 준비 기간이 다소 필요할 것 같다”며 설 연휴 중엔 실내 마스크 의무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설 연휴가 끝나는 날은 24일인데, 지금까지 대부분 방역조치들이 월요일을 기점으로 시행 또는 해제됐다는 점에서 연휴 후 첫 월요일인 30일이 유력한 해제 시점으로 거론된다.
자문위 관계자는 “월요일인 30일 또는 달이 바뀌는 2월 1일을 언급한 위원들도 있었으나 자문위 차원에서 구체적 시점이 결정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해제 시점과 관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정 위원장은 “날짜를 정하는 것은 위원회가 하는 일이 아니고 중대본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1월 하순, 2주 후 정도 되면 외부 요인만 괜찮다면 우리나라의 요건은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다고 해도 과태료 처분 대상이 아니게 되는 것일 뿐 방역당국은 마스크 착용을 계속 ‘권고’한다. 또 의료기관, 대중교통 등에선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김복두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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