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쿠르상 수상 작가 르메트르 신작

▲우리 슬픔의 거울<I T N>

공쿠르상 수상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의 장편소설 ‘우리 슬픔의 거울'(열린책들)이 국내 출간됐다.

르메트르는 2006년 55세의 나이에 뒤늦게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제1차 세계 대전을 겪은 두 젊은이의 사기극을 그린 ‘오르부아르’로 늦깎이 신예인 그는 7년 만에 프랑스 문학 최고 영예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우리 슬픔의 거울’은 공쿠르상 수상작 ‘오르부아르’와 ‘화재의 색’과 함께 20세기 역사를 다룬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화 속에서 서로 기구하게 뒤얽히는 여러 인물들의 아이러니한 이야기를 담았다.

“당신의 벗은 모습을 보고 싶소.” 그가 말했다. “딱 한 번만. 그냥 보기만 하고 다른 것은 안 해요.”” (본문 16쪽 중)

소설은 제2차 세계 대전을 앞둔 시기, 교사 루이즈가 카페의 단골손님으로 부터 옷을 벗어 달라는 이상한 제안을 받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후 마지노선에서 군 복무 중인 병사 가브리엘과 라울, 무거운 비밀을 간직한 헌병 페르낭 등의 인물이 등장해 각자 자신의 삶을 바로잡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참상에 집중하는 소설이 아니다. 피란길에 오른 평범한 개개인의 삶에 집중하며 르메트로는 국가와 사회시스템이 모순적으로 작동하는 모습을 풍자하고 때로는 시트콤처럼 묘사하기도 한다. 전쟁이 나자 도망가는 지휘관들, 1000명에 달하는 죄수들을 피란민들과 함께 이동시키겠다는 무모한 계획을 세우는 군인들 등 소설 속 등장하는 황당한 사건들은 대부분 당시 프랑스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을 각색했다.

소설 속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작가는 이야기한다. “우리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이 세상의, 거대한 권력과 역사의 포로가 아니겠냐고.”

김복두 itn@it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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