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죽도시장 어시장 상인 울상…”평소 10∼15% 수준으로 매출 줄어”

9일 오후 한산한 포항 죽도시장 어시장 골목<I T N>

“물고깃값은 떨어지는데 팔리지는 않고. 곧 고수온 오기 전에 출하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서 강도다리·광어 등을 양식하는 A씨는 10일 한 언론사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A씨뿐만 아니라 포항지역에서 강도다리나 광어 등을 육상 양식장에서 양식해 파는 다른 양식어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앞두고 수산물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수산물 소비가 줄어드니 당장 포항지역 어시장과 횟집을 찾는 손님이 줄고 그로 인해 양식어가도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동해안에는 여름에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이 빚어지기 때문에 양식어가는 7월 하순 전에 고수온에 잘 견디는 치어를 빼고는 성어 상당량을 출하하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물고기 수요가 줄면서 출하해야 할 물고기를 그대로 둔 곳이 많다.

출하하려는 물고기는 많지만 수요는 줄다가 보니 물고기값마저 떨어져 양식어가는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강도다리의 경우 1㎏당 1만원 정도가 손익분기점인데 지금은 7천∼8천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게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아 고수온 피해를 줄이려고 하지만 팔리지 않는다고 양식어민들은 울상을 지었다.

동해안 최대 어시장인 포항 죽도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평소 주말이면 죽도시장에서도 해산물과 수산물을 파는 어시장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지난 9일 오후 찾은 어시장에는 손님이 많이 오가는 골목도 있었지만 손님이 별로 없는 골목도 많았다.

이곳에서 26년째 장사해 온 한 횟집 사장은 “일본 원전 오염수 얘기가 나온 이후 어떠냐”란 질문에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평소 일요일 이 시간이면 1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렸을 텐데 오늘은 15만원도 못 올렸니더. 저기 앞에 손님 잡을라꼬 애쓰는 ‘삐끼'(호객꾼)들 보소. 저녁 되면 목이 아프다고 난리인데도 손님이 없으니 저카는 것 아닝교.”

큰길 가에 자리 잡은 횟집 종업원도 “원래 여름 휴가철 앞두고 이맘때 손님이 줄기는 하는데 올해는 원전 오염수 얘기 나오고서부터 더 줄어 매출이 예년과 비교하면 30% 정도 줄었다”며 “그나마 죽도시장은 덜하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손님이 드문 골목에 있는 한 횟집 주인은 화가 난 듯 목소리를 높였다.

“일요일 이 시간이면 바글바글해야 하는데 지금 오가는 사람 없는 것 보이지 않느냐”며 “손님이 10분의 1로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아직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많은 논란이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되자마자 손님이 줄었을 정도니 실제 방류한 이후엔 훨씬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 생선 상인은 “아직 방류 안 했는데도 이 모양이니 진짜 방류하면 어떻겠느냐”며 “워낙 사람들이 예민하니 어쩔 수 있겠냐만 아쉽기는 하다. 일본 때문에 여기 상인들 다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9일 오후 한산한 포항 죽도시장 어시장 골목<I T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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